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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참가자정보

일레인 이이

지난프로그램 / 2020 프로그램 / 일레인 이이

인터뷰 영상

국가싱가포르
이름일레인 이이
출판사싱가포르 국립 미술관
이메일elaine.ee@nationalgallery.sg
출판사 소개
싱가포르 국립 미술관은 싱가포르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현대 미술 컬렉션을 관장하고 있는 새로운 시각예술기관이다. 싱가포르와 동남아시아 시각예술에 관한 도서를 출판하고 있으며, 아동서, 전시도록, 앨범, 보고서 등 여러 장르의 도서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에세이

모든 위기에는 기회가 있습니다.

새롭고 치명적일 수 있는 바이러스가 싱가포르에서도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몰랐습니다. 많은 국가에서 락다운을 단행했고, 학교와 회사는 문을 닫았으며, 사람들은 마스크를 썼고, 심지어 보호복까지 입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로 노인과 같이 취약한 사람들의 피해가 크다는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싱가포르도 락다운에 돌입했고, 아무도 이것이 사회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영향 중 일부는 도전적이었습니다. 기업의 수익은 갑자기 동결되거나 크게 감소했고, 의료 분야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에 치여야 했으며, 사람들은 한정된 공간에 고립되는 상황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영향은 긍정적인 의미에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싱가포르 국립미술관의 경우,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재개장의 기약도 없이 미술관 문을 닫은 우리는 고객을 유지할 방법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한 가지 방법은, 싱가포르의 모든 것이 멈춰진 것에 발맞춰 신속하게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우선 물리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제작된 자료를 어떻게 온라인상으로 보여줄지 고심했습니다. 여기에는 전시와 프로그램, 그리고 출판물도 포함됐습니다. 많은 재포장과 재작업이 필요했고 온라인 공간만을 위한 콘텐츠도 개념화해야 했지요. 그런 다음 우리는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파일을 제작하고, 구성하고, 편집하고, 업로드하고, 테스트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이 모든 일을 해내기 위해 모두가 힘들게 일했습니다. 얼마만큼을 조정해야 할지, 또 작업량은 얼마인지, 필요한 와이파이 대역폭이나 장비 타입은 무엇인지 전혀 감도 잡을 수 없었지요. 곧 우리는 변화를 위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어쨌든 이를 극복했습니다.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한 건 비단 방문객을 유지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 일이기도 했으니까요. 우리는 늘 미술이 가지는 치료적 특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미술관에서는 어르신과 치매 환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스토리텔링이나 미술품 감상 등을 통한 미술 치유가 그 예라 할 수 있지요. 락다운 기간에 취약 계층뿐 아니라 모두를 대상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싶었습니다. 고립된 생활로 인한 중압감이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부담을 주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이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를테면 아이들을 위한 축제, #SmallBigDreamersatHome(집에 있는 작지만 큰 꿈을 꾸는 친구들)이 그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우리의 출판물에 두 가지 목표를 두었습니다. 미술관 기념품 매장이 문을 닫았을 때도 수익을 만들어내자는 것과, 우리 출판물을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해 연구와 공부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들고 온 것이 전자책 전략이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일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우리의 출판물 중 많은 것들이 전자책으로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자책으로 만들 가치가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출판물의 반 정도가 여러 장의 그림이 실린 전시 도록입니다. 미술 서적에서는 이미지의 색 정확도와 색 재현의 질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전자책은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책들을 전자책으로 만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 출판물의 나머지 반 정도는 수필집이나 예술가의 글 같은 1차 자료를 아우르는 연구 관련 서적, 일반 대중 도서, 아동 도서입니다. 이 책들은 전자책으로 만들기 좋지요. 그래서 현재 아마존과 애플 북스에서 판매할 책들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락다운 기간에도 우리의 출판물이 유용하게 쓰이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제이스토어의 무료 제공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참여 기관에서 제공한 콘텐츠를 제이스토어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공개하는 이 프로그램 덕분에 도서관을 직접 찾을 수 없거나 이런 콘텐츠를 유료로 이용할 형편이 안 되는 사람도 학술 콘텐츠를 계속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3월부터 8월까지 운영되면서 전 세계에서 780만 건의 사용 요청이 접수됐지요. 우리 미술관의 경우, 47개국 370개 기관으로부터 1,577건의 사용 요청이 접수됐습니다. 작은 출판사임을 고려하면 실로 엄청난 노출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제 세상은 ‘뉴노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적극 활용하려고 합니다.

구글 북스에도 우리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끔 준비 중입니다. 신간의 경우 콘텐츠의 50% 정도를 검색해서 볼 수 있게 했고, 구간의 경우에는 100% 다 볼 수 있게 만들었지요. 우리는 이처럼 무료로 공개되는 콘텐츠가 우리의 종이책 판매에 나쁜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우리의 콘텐츠를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눴으면 하는 선의로 시작한 일이니까요.

또한 우리는 두 종류의 디지털 출판 플랫폼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홈페이지상의 기존 출판물 섹션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현재는 상당히 단순해서 구글 북스의 정보와 미리보기만 가능한 수준입니다. 새롭게 향상되는 플랫폼에는 출처와 보충 자료 등 종이책을 보완하는 콘텐츠를 싣고, 멀티미디어 형식도 취급할 예정입니다.

또 다른 디지털 출판 플랫폼은 좀 더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것입니다. 우리는 3D 모델을 사용하거나 위키피디아 방식을 차용하는 등, 아주 ‘비출판물’적인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는 현대 미술 연구 프로젝트에 사용될 것입니다. 흥미로운 프로젝트로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많은 도전을 안겨준 건 확실하지만, 그것은 또한 우리를 새로운 길로 나아가게 했습니다. 콘텐츠와 출판물을 소개하고,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며, 작업과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새로운 방식을 상상하게끔 만들었지요. 이러한 새로운 방식 중 일부는 그 자체로 의미 있고 유익한 것으로 입증될 것이며, 코로나19가 끝난 이후에도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코로나 시대에 함께 읽고 싶은 책' 소개 영상

소개영상

책 정보

멋진 싱가포르 미술
라이언 하우/싱가포르 국립 미술관
라티프 모히딘: 파고 파고 (1960-1969)
샤브 후세인 무스타파, 개캐서린 데이비드/싱가포르 국립 미술관
근현대 동남아시아 미술: 입문서
로저 넬슨/싱가포르 국립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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