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편집자펠로우십

2021년 참가자정보

하세가와 케이타 Hasegawa Ke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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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아시아 편집자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일본 도쿄 포플러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는 하세가와 케이타입니다. 편집자이고 ‘엉덩이 탐정’ 같은 포플라 출판사의 캐릭터 라이선스를 관리하는 지적재산권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포플러 출판사는 아동 분야 전문 출판사로 7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현재 2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간 약 300종의 도서를 출간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그림책과 많은 인기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고, 교육 콘텐츠에도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 학교 도서관용 도서와 백과사전도 출판하고 있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도서는 창비에서 출간된 신선미 작가의 《한밤중 개미 요정》입니다. 포플라 출판사에서 가장 최근에 출간한 한국 도서인데요, 전통적인 한국 일러스트와 현대적 감성, 유머가 잘 섞여 있는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당연히 어린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이지만, 어른들도 이 작품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서로 가깝기도 하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지만, 각 나라의 전통 일러스트레이션에 관해서는 잘 모릅니다. 서로의 그림 스타일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죠. 저는 그림책이 서로를 알아가는 흥미로운 매체가 될 수 있고 또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한국 도서로는 《살아남기》 시리즈와 《수박 수영장》 등이 있는데요, 지금 일본에서는 한국 영화, 음악뿐만 아니라 문학도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포플라 출판사의 편집자들은 도쿄 진보초에 있는 ‘책거리’라는 북카페에 자주 갑니다. 아직 번역되지 않은 한국 그림책을 볼 수 있거든요. 그리고 ‘K-BOOK’이라는 협회 기관지를 통해서도 주목할 만한 책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 서점이나 일러스트레이터들의 SNS, 특히 인스타그램을 챙겨봅니다. 땡스북스와 책방 사춘기 같은 인기 독립 서점들의 소식도 확인하죠.

《플라스틱 섬》을 편집한 동료가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작가를 직접 만난 후에 작가가 전하는 말을 번역해서 수록할 뿐만 아니라 한국어 원본을 그대로를 싣기로 마음먹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만난 적이 없는 서양 작가였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만, 양국이 가까이 있어서 이렇게 재미난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어른들도 한국 그림책에 점점 관심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은 성인들 사이에서 한국 문학이 붐이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한국 문학을 좋아하는 성인 독자들의 관심이 조만간 그림책으로 번질 것이라고 봅니다.

영화, 드라마, 음악과 같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문화에 관한 관심은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엄청납니다. 《82년생 김지영》이 히트를 하면서 한국 페미니즘 문학이 큰 주목을 받았고, 잡지와 TV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소개되었습니다.

현재 포플라 출판사는 주목할 만한 한국 문학과 에세이를 매달 출간하고 있습니다. 요즘 서점가에서는 특히 남녀 구분 없이 모든 보통 사람들을 위한 책으로 “지금 모습 그대로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에세이가 유행인데요, 저는 이 책이 어떤 사람에겐 힘들 수도 있는 일본 사회의 고유한 분위기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한국의 젊은 세대에 공감하는 일본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두 명의 젊은 한국 작가를 좋아합니다. 바로 애슝(AE SHOONG)과 슷카이(SKYE)인데요, 애슝 작가는 몇 년 전 도쿄 시모키타자와에 있는 책방 B&B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그 후로 SNS를 통해 애슝 작가의 일러스트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2019년 펠로우십 프로그램 참가했을 당시 서울의 한 서점에서 슷카이 작가의 그림책을 처음 접했습니다. 한글을 잘 몰라 번역 앱을 사용했는데, 책이 매우 좋고 독창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밤중 개미 요정》처럼 전통 스타일의 일러스트가 한국 그림책의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데뷔하는 젊은 작가들이 많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그들이 그리는 선, 색, 유머, 난센스적인 느낌 등 모든 게 아주 신선합니다. 앞으로 그들의 책을 번역 출판하고 싶고 원작도 알아보고 싶습니다.

슬픔의 모험 / 포플라 출판사

이 책이 여러분께 홍보하고 싶은 첫 번째 책입니다. 이 그림책은 《슬픔의 모험》이라는 책으로, 보편적 주제인 죽음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와 가까운 사람, 동물의 죽음을 극복하고 그들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것에 관한 내용입니다. 작가 곤도 구미코는 언제나 큰 감동을 담아 자연, 동물, 그리고 작은 생명 같은 것을 그려왔습니다.

찰칵 / 포플라 출판사

다른 두 권은 더 어린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입니다. 이 책의 제목은 《찰칵》으로, 카메라로 촬영할 때의 소리를 나타냅니다. “치즈!”라고 외치면 동물이나 음식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멋지게 미소 짓는 얼굴로 대답합니다. 카메라가 당신을 향하는 순간이 가족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가 아닐까요. 여러분의 아이들도 여러분을 따라 웃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옥수수 누구조 / 포플라 출판사

마지막 책은 《옥수수 누구조》입니다. 웃긴 소리를 내며 껍질을 벗는 옥수수인데요, 나중에는 이 옥수수가 목욕을 합니다. 그게 다입니다. 그림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 부모들도 쉽게 읽어줄 수 있고 무엇보다 매우 재밌습니다. 소리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최근 포플라 출판사에서 나온 그림책 중 가장 웃긴 그림책일 겁니다. 제 딸도 매일 밤 목욕하기 전에 옷을 벗으면서 이 책을 읽는 걸 좋아합니다. 일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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