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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참가자정보

탕링 Tang Ling

지난프로그램 / 2021 프로그램 / 탕링 Tang Ling

한국 출판인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기회를 통해 여러분과 만날 수 있어서 매우 기쁩니다. 저는 탕링이라고 합니다. 지엘리 출판사의 미취학 아동도서 지사 대표이고, 아동도서 분야를 맡은 지 13년이 되었습니다.

지엘리 출판사는 1990년에 설립되었으며, 아동·청소년 분야 도서를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출판사로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큰 상을 받기도 했는데, 2016년 런던도서전 BookBrunch 국제 아동·청소년 출판사 상을 받았고, 2020년 볼로냐 올해의 최우수 아동출판사 대상을 받았습니다.

지엘리 출판사의 이념은 ‘전 세계 청소년 독자들이 중국의 훌륭한 점을 느끼도록 하고, 중국 청소년 독자들이 세계 청소년들과 보조를 맞춰 책을 읽도록 한다.’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중국 문화 원작을 출판하는 데 주력하면서도 각국 베스트셀러와 클래식 작품도 꾸준히 출판했습니다. 특히 수많은 세계 명작 아동도서, 예를 들면 《바바파파》 시리즈, 《14마리 생쥐》 시리즈, 《데이비드 윌리엄스의 세계》 등을 출판했는데,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제가 소개할 책은 한국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입니다. 백희나 작가의 중국어판 그림책은 대부분 지엘리 출판사에서 출간했습니다. 연이어 10권을 출판했는데, 판매량도 매우 좋았고 고급스러운 양장본으로 제작해서 독자들에게 인기도 많았습니다.

우리 편집자들이나 백희나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그녀를 ‘백언니’라고 친근하게 부릅니다. 왜냐하면 그녀가 쓴 이야기들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법한 일들이기 때문이죠. 그중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책이 바로 《장수탕 선녀님》입니다. 이 책의 독특한 분위기와 그림이 준 충격이 매우 커서 독자들에게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갔습니다. 이 책의 중국어판 발행 부수는 2016년 7월 출간 이후 10만 8천 부에 달합니다. 이러한 성과를 보면 당시 우리의 판단이 정확했음을 알 수 있죠.

주로 에이전시의 추천을 받거나 국제도서전을 통해 백희나 작가의 책에 대한 정보를 얻습니다. 예를 들면 《장수탕 선녀님》은 제가 베이징 국제도서전에 참여했을 당시 직접 접했던 책입니다. 이외에 자사 국제협력부 동료들이 한국 도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주는 등 좋은 한국 도서를 찾는 것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한국 도서를 출판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한국 그림책의 일부 화풍이 과장되고 강렬해서 시각적인 충격이 매우 강했다는 점입니다. 앞서 언급한 《장수탕 선녀님》의 표지를 보고도 상당히 놀랐었으니까요. 스토리는 상당히 좋았지만, 중국 독자들이 ‘아름답지 않다’라고 여길 만한 화풍이어서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출간 후 1~2년 동안은 주변 동료나 독자들이 이 책을 언급할 때 책 제목을 잊기라도 한 듯이 ‘못생긴 할머니’라고 불렀어요. 그러나 편집부와 홍보팀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이 책이 서서히 받아들여졌고, 점점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예술적으로 강렬한 화풍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이죠.

중국 시장에서는 백희나 작가의 작품에 대한 반응이 매우 뜨거워서 나오는 책마다 대부분 잘 팔렸습니다. 다만 이전에 출간했던 《넉 점 반》이나 《노란 우산》 같은 그림책은 고전적이면서도 시적인 정취가 느껴져서인지 독자들에겐 스토리텔링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독자도 적었고 많이 팔리지도 않았죠.

중국 독자들의 독서 형태가 다양화되면서 한국 그림책이나 과학상식 만화 같은 분야가 중국 시장에서 환영받는 추세입니다. 《퀴즈! 과학상식》이나 《판타지 수학대전》 또는 백희나, 황선미 작가의 작품도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있죠. 성인 도서 중에서는 《82년생 김지영》도 유명합니다.

이미 출판 계약을 마친 세 명의 한국 작가가 있는데요. 그중 한 명은 2021년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을 받은 이지은 작가입니다. 다른 한 명은 안녕달 작가인데요, 안녕달 작가는 중국에서 이미 몇 작품을 출판하기도 했죠. 마지막은 김지안 작가입니다. 이들 모두 젊은 작가들이고 그들의 작품에서 재치와 능력을 충분히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죠.

거북이 가족의 첫 바다여행 / 지엘리 출판사

먼저 추천할 책은 《거북이 가족의 첫 바다여행(乌龟一家去看海)》입니다. 이 책의 가장 독특한 점은 그림을 붓으로 그린 게 아니라 아이를 사랑하는 한 엄마가 한 땀 한 땀 바느질해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표지에 있는 세 마리 거북이의 등에 수 놓인 촘촘한 바느질 자국은 엄마의 깊은 사랑을 의미합니다. 한 권의 퀼트 공예 그림책인 셈이죠. 아주 중국적인 느낌입니다.

어원커족의 엘크(鄂温克的驼鹿) / 지엘리 출판사

두 번째로 추천할 책은 《어원커족의 엘크(鄂温克的驼鹿)》입니다. 이 책은 북방 소수민족의 생활을 다루고 있는데요. 원시 삼림에서 생활하는 한 사냥꾼과 엘크의 이야기입니다. 매우 감동적이죠. 동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유목민들이 동물들과 운명을 함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꽤 두꺼운데요, 대략 60여 쪽이나 됩니다. 그림책 중에서는 대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연 만물과 끊임없이 공생해온 역사를 서술한 책이므로 여러분에게 추천합니다.

서른두 방의 방귀로 꿈속의 마귀를 물리치다(我用32个屁打败了睡魔怪) / 지엘리 출판사

세 번째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현재 중국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이는 《서른두 방의 방귀로 꿈속의 마귀를 물리치다(我用32个屁打败了睡魔怪)》입니다. 표지를 보면 웃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을 거예요. 이 책은 펑이(彭懿) 작가의 최신작인데요, 매우 과장해서 재미있게 표현해냈죠. 아이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만든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개성 있는 중국 그림책 세 권을 여러분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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